후원 회원

준비 회원

2012.09.21 09:44

그분이 묻네요.

조회 수 688 추천 수 0 댓글 11

그분이 묻네요.

냉동실에 무지하게 쌓여있는 저 닭가슴살은 누가 먹는거냐구요?

 

쌓여있으나 생전 밥상에 올라오는건 못보겠다구요.

 

그분 숨쉴틈도 안주고 .....돼랑이 다이어트식이라고 뻥쳤어요. 

 

어젠지 오늘인지..

앞인지 뒤인지 (아~ 생각할수록 창피한) ...

누구 이름 한번 댈려고 하면 아주 힘든데....

고양이에 관한한 머리회전이 아주 빨라요. ㅎㅎㅎ

 

그러나 그분은 알아요.

현관에서 누군가가 불러대면... 전자렌지에 허연거 뭘 돌려서...

잽싸게 튀어나가 입에 물려주고 오는게 ...그게 그거라는걸요.

 

어제도 과일 사온다고 그분 지갑 털게 해서 ...괭이먹을거 샀어요.

 

이제 남편도 아들도 안보여요. ㅎㅎㅎ

부푸래기 일어난 내 허접한 옷도 안중에 없어요.

 

어제도 옷사러 갔다가... ㅠㅠㅠㅠ

저깐 옷 안사면  사료 몇푸대는 쟁일수 있겠다 싶어 그냥 왔어요.

이러다 재활용통에서 옷 꺼내 입고 살겠어요. ㅎㅎㅎ

신발도 ...욕심돋던 가방도...다 아니에요.

애들 먹거리 쟁이는것만이 최고의 기쁨이에요. ㅎㅎㅎ

 

내 생전 어디에 깊이 몰입한적도 없이 어찌보면 맹숭맹숭하게 살았는데

이건 너무 독해요.

 

저쪽에서 괭이놈들이 좋다고 ..반갑다고... 하늘높이 꼬리 처들고 신나게  달려오면

난 비자금 털어주는 삐돌씨보다 더 반가워요. ㅎㅎㅎ

 

머리속에 고냥이들은 자꾸 늘어나서

뇌가 있을곳이 없으니 ...이상한짓은 갈수록 늘고

연예인 이름도 갑자기 생각이 나질 않아 ...

요즘은 삐돌씨 처럼 얘기합니다.

 

" 있자나~   그 성형한  연예인 있지? "   이건 삐돌씨의 물음.

 

" 누구?  여자? 남자?  탤런트? 가수? 영화배우?  누구? "   삐돌씨의  너무 광범위한 물음에 짜증나서  칼이 들어간 내 대답.

 

" 아이~~~ 거 있자나?  콧구녕 짝짝이구 얼굴 넙대대한 여자~ "  환장하겠는 삐돌씨의 재차 물음.

 

" 아니 얼굴 넙대대한 여자가 한둘이야?  그리구 콧구녕얘기는 하지도 말아~ 내 아킬레스가 콧구녕이구먼~  " 

 

"말을 말아야지~ 그것도 모르냐?  에이~ 짜증나서 밥 안먹는다~ "  똥뀐넘이 성질낸다고 자기가 더 열을 내고 있는 삐돌씨.   

 

그러구서는 삐돌씨 하는말이...

어느집에서는 남편이 거시기 거시기 소리만 해도 마누라가 다 알아듣는다는데

이 아줌마는 그것도 모른다고 외려 뭐라합니다. ㅎㅎㅎ

 

세상에 콧구녕 짝짝이구 얼굴 넙대대가 누군지 내가 어찌 알아요?

뺑덕엄만가?  ㅎㅎㅎ

 

 

 

 

 

 

 

 

 

 

 

  • 호랑이와나비 2012.09.21 11:48
    미카님 오늘도 전 혼자서 실실 웃습니다ㅋㅋㅋ
    냥이들 한테 맘이 다 가 있어서 집에 있는 식구들 보다 밖에 있는 아이들 먼저 챙기는 그맘
    저도 완전 동감 ~~울 큰애가 참고서 산 값이 많이 나 와서 애보고 뭐 샀냐고 소리 높이는데
    식구들 몰래 냥이들 먹거리 사는 건 당연지사~~
    저도 요즘 잘 알던 사람의 이름이 가물 가물 ㅠ
  • 미카엘라 2012.09.21 15:43
    마음을 홀딱 빼앗은 이눔들 나쁜눔들. ㅎㅎㅎ
    어제는 옷사러 가서... 완전 폭신폭신한 윗도리를 봤어요.
    그거 보고 같이 간 친구한테 제가 뭐라고 했게요?
    " 저 포근한 윗도리 고양이한테 깔아주면 엄청 좋아라하겠지?"

    친구가 나를 한참 쳐다봐요. ㅎㅎㅎ
    눈빛이 말하대요. 이기 고마 우예 이리 미친나? ...
  • 북극곰 2012.09.21 14:21
    왠지..미카님글은 막 상상하면서 읽게되는..그런 마법이 있는거같아요.....
    생동감있으면서...ㅇ<-< .. 묘사된 행동이랄까요..그런게 다 바로앞에서 슉슉....지나가고..
    그래서 그런지 저는 미카님글읽으면 부러워요...
    제꺼 살때는 고민고민하다가 걍 여름옷이면 여름끝났는데 뭐..나중에 사이러고 넘기고..
    아이들 물건 사야할거있으면 담아서 턱 하니 긁어버리는....
    마법에 걸린거같아요..정말...ㅎㅎ
  • 미카엘라 2012.09.21 15:48
    옷사래도 못사고 신발사래도 못사고 입을건 없고
    이러다 동네 재활용통 뒤질날이 멀지 않았어요. ㅎㅎㅎ

    이상하게 냥이들땜에 통장에 돈이 술술 빠져나가는데도 마음만은 아흔아홉칸 부자에요.
    예전엔 옷을 잔뜩 사도 마음이 허했는데.
    괭이들이 알게 해준 이 넉넉함이 늘 고맙네요.
  • 시우 2012.09.21 15:21
    미카님네 집안이 머리에 그려져요..ㅋㅋ
  • 미카엘라 2012.09.21 15:52
    우리집 제발 그리지 말아요. 지발~~~ㅎㅎㅎ
    아주 그냥 정신 사나워요.
    삐돌씨 맨날 툴툴....문짝 너덜너덜 ....소파 내장 콸콸...문짝 테두리 실종..
    산이눔시키 오줌냄시 여기저기 쩔어~ ㅎㅎㅎ
  • 마마(대구) 2012.09.21 16:33
    때한벗 안밀면 사료 한포대 이뻐지는 침 한번 안맞으면 사료 두포대 명품백 하나 안사면 많이 살수 있고 이래저래 핑계대고 살다 정 필요하면 울신랑 옆구리 찝어서 얻으면되고 일순위가 되어버린 냥씨들 굶어도 좋으니 공식 밥자리 생겼으면 너무 행복하겠는데 언제쯤 이뤄질까? ㅠㅠ
  • 미카엘라 2012.09.22 07:14
    때? 거기에 힘껏 공감합니다.ㅎㅎㅎ
    우리동네 대형 찜방 때미는데 18000원 사료한푸대값
    어느새 돈이 아까워서 세신사 아줌마 손만 쳐다보다 그냥 내가 밀고 와요.
    이뻐지는 침은 안맞아봤는데 정말 이뻐지나요? 구미 땡기네~ ㅎㅎㅎ
  • 마마(대구) 2012.09.22 12:18
    네 피부도 탱탱해지고 주름도 펴집니다 냥이들 알기전에 좀 했지요 지금은 아픈 어깨 허리 침만 맞아요 사람은 자연스럽게 주름 생기고 그래야지요
  • 모모타로 2012.09.21 20:42
    ㅎㅎㅎㅎㅎㅎ 삐돌씨께서 겉으론 짜증내셔도 속으로는 안그러실것 같은데~그래도 미카엘라님의 따뜻한 마음에 속으로 같이 따뜻해 하고 계실것 같습니다요~ 그쵸그쵸그쵸그쵸그쵸?
  • 미카엘라 2012.09.22 07:16
    아줌마들이 잘하는 소리 또 해야겠어요.
    일주일만 델꼬 가 살아봐~~~~~ ㅎㅎㅎㅎ
    따뜻한지 뭔지 ..지금도 한소리 하고 있어요.
    언놈인지 세면실에다 떵싸놓고 거실에다 토해놨다고 언넝 치우라고...몬산다고 난리. ㅎㅎㅎ
    자기는 손이 없어? 손은 술잔 들으라고만 있는 손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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