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시작한 닷새 동안의 연휴에 생긴 일.
우선 좋은 일 , 그동안 몰랐는데 나 말고도 캣맘이 있었다는 것.
또하나는 좋은 일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가는데
2일밤 밥주러 나갔다가 단지 안으로 들어오는 큰길가에서
문득'야옹, 야옹'
소리를 따라가니 우리 아파트 경비초소 지붕에서 아이가 날 내려다보며 그러네요.
지금까지 경비들 몰래 주었기 때문에 날 알리 없으니 시치미 떼고 들어가서
'아저씨, 저.......'
'아, 네 , 고양이 소리요?'
'네, 지붕 위에서 못 내려 오고 울고 있네요. 가엾잖아요. 저라도 내려주고 싶은데 .'
'아니예요, 내려와요 .어미랑도 자주 올라가고 노는 거예요. 아니면 사다리로 내려주죠.'
그리고는 경비실 옆 후미진 곳에 어미가 아이들 여섯이나 낳았다고 말합니다.
못내려오면 사다리로 내려 준다니 믿고, 근처 빵가게에서 간식거리 사다 드리고
어린 것들인데 잘 봐 달라 부탁하니'
'그럼요, 재네들도 생명이 있는건데......'이러네요.
하지만 밥을 챙겨 줄지는의문이라.
그 어미와 아가들 어쩌나 맘이 무겁네요.
지금 종이컵 10개 분량을 돌리고 있고싹싹 비워지는데
잘 먹어야 할 어미와 아가들 생각하니 ,......
이 아가들 로얄캐닌 베이비를 먹여야 하는 건지,
아니면 지금 먹이는 전연령 vf컴플리트로 경단밥 만들어서 먹여도 되는건지 고민이네요.
하필 이경비초소가 모든 차량의 주출입구인지라. 또다른 캣맘이 주는 밥을 먹으려면
이 길을 건너야 하는데 그 캣맘이 알아서하게 내버려 두어야 하는지....ㅠㅠ
이 일곱 식구들 고민이네요.
.또 하나의 사건
약 한달전 나타난 흰 바탕에 회색 무늬의 아이와 그 형제.
그리고 전부터 내밥을 먹었던고등어 녀석(모두 이름을 아직 못 지었어요.저도 작명센스가 없는지라)
이 셋을 아파트 바로 옆 산책로에서 보았죠.
딸이 그중 한 아이가 머리를 틱 현상 처럼 흔드는 것 같다해서 관찰해보니 눈도 똘망하고
잘 다니고 가끔 그러기는 하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였죠.
상태를 보고 아파트로 돌아 들어오는데
초등학교 2학년 쯤 되어보이는 사내아이가 등뒤로 야구 방망이를 숨기고 우리 아이들 노는데로
향하는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딸이 총알같이 달려갔고 그순간 그 남자아이 야구방방이를 휘둘렀는데 다행히 우리 꼬맹이가 맞지는 않았어요.
우리 딸 있는대로 소리지르고 , 난 분을 꾹 참고 그래도 어린앤데 알아 듣겠지 하고는
'아가 , 동물 사랑할 줄 알아야지, 너 야구 방망이를 어디다 휘두르니, 공 없는거 보니 야구하러 나온거 아니네.
동물 다치게 하면 벌받아, 어리고 힘없는 동물한테 그러냐?' 이 아이 왈
'안 다쳤잖아요?' '이제 안 그래요.'
'그래? 그런데 여기는 야구 하는 곳 아니니 딴데 가서 하는게 맞는 것 같다 , 가지고 들어가든지 '
이 아이 행동 기가 막혔죠.
바로 앞이 관리사무소이고 아깽이들은 그 뒤편에 있었구요.
그 야구 방망이로 관리사무소앞 깃대 3개를 온 아파트가 울리게 번갈아 땅땅 치다가
분을 못참고 바닥의 시멘트를 쿵쿵 내려치며 씩씩 댑니다.
그 꼴이 가관이라
'아가야, 너 여기 사니? 몇호야?'
빤히 쳐다 보며 나와 딸이 들어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순간
위에서 들리는 엄마의 소리
'야, 000 너 다 챙겨 갖구 얼른 들어와.'
아이가 주섬주섬 챙기는데 보니
줄넘기 비슷한 끈과 신발 사면 주는 비닐 주머니로 야구 방망이들 싸가지고 들어갑니다.
그 엄마가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이기를 바라는 것은 희망사항 일까요?
딸이 맘 못놓겠다고 점심 먹고 또 한바퀴 돌아 보니 어디론가 숨긴 숨었는데.....
나중에라도 일 저지를까봐 걱정이네요.
그 아이 옆에서 자전거 타고 빙빙 돌며 그 모습을 다 보고
나와 딸을 향해 눈 흘기던 여자 친구 두 아이도 징그럽게 느껴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