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고양이 그렝이가 새끼를 낳고 있습니다. ㅠㅠ
현관앞 고양이집이 도저히 새끼를 낳을 장소가 아니라 걱정되어 몇번 글을 올렸는데,
여러 분들이 새끼 낳을 만한 다른 데 찾아갈 거라고 하셔서, 그럴 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아까 아침 9시경부터 진통하기 시작하는 것 같더라고요.
고양이집 쪽으로 다가갔다가 갑자기 누군가 집안에서 손 뻗어 할퀴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보니까 그렝이더라고요. 전혀 안그러는 유순한 앤데.
그리고 집안에서 자세도 이상하게 하고 경계하는 끙끙 소리 내고 호흡도 거칠고
혹시 새끼 낳는 게 아닌가 싶어서, 얼른 들어와서 나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고양이 집안에서 새끼 고양이 울음 소리도 가끔 들리기 시작하고
지금 현관문 조금 열고 엿보아서 새끼가 꼬물거리는 거 확인했습니다.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야겠지만, 사실 심각한 상황입니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ㅠㅠ
1.
일단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에요. 엉엉.
(1) 다른 고양이들도 같이 살고 있고(박스 3개로 집 만들어서, 거주고양이가 그렝이까지 합쳐 세마리입니다), 밥 먹으러 오는 방문고양이들도 여럿입니다. 아주 사나운 녀석은 없는 것 같지만, 거주고양이들이 방문고양이들을 조금 경계합니다.
그렇잖아도 오늘 아침, 방문고양이 중 하나인 터치가 어제에 이어 고양이집 방 하나에 쏙 들어가서 누워 있길래 쫓아내는 데 애먹었는데, 그 직후에 그렝이가 새끼 낳기 시작하네요.
다른 고양이들이 해꼬지할 지도 모르고, 해꼬지 안하더라도 출산 중에 다른 고양이들이 왔다갔다 하는 거 자체가 엄청 문제일 텐데.... ㅠㅠ
(2) 장소가 매우 협소하고 위험합니다. 우선 방(박스) 자체가 작습니다. 고양이가 웅크리고 들어가 쉬거나 자는 거야 별 문제가 없지만, 몸 펴고 새끼 낳기에는 작아서, 지금 몸이 밖으로 삐져나온 상태로 새끼를 낳고 있습니다. ㅠㅠ 새끼를 낳아도 품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고양이집 밖의 공간도 종이 한장 정도의 크기 밖에 안되는 데다가, 입구에서 나오자마자 계단과 담입니다. 성묘들에게야 계단과 담이 놀이터지만, 새끼가 기어나오기라도 하면 바로 떨어집니다.
혹시나 여기서 새끼 낳을지도 몰라서, 일부러 고양이집의 방 하나를 약간 더 큰 박스로 교체하고 입구를 안쪽으로 돌려놓았는데, 그곳이 아닌 다른 방에서 새끼를 낳았네요. ㅠㅠ 자기가 지내던 방이 편했는지....
(3) 현관앞이니 당연히 사람이 들락거립니다. 사람이라야 저 하나지만 어쨌든.... 사람 들락거리는 거 엄청 신경쓰일 텐데요.
2.
도저히 새끼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서, 제 생각에는 강제로라도 제 침실에다가 새끼 품고 키울 자리 마련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당장은 안될 것 같고 며칠 후, 저도 준비를 좀 하고, 그렝이도 출산 직후의 예민함에서 좀 안정을 찾고 내가 새끼를 해꼬지하지 않는다는 걸 인식하게 된 다음에요. 그때까지 새끼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ㅠㅠ
그렝이와 새끼를 집안 침실로 옮기는 계획이 성공 가능할까요?
(1) 새끼 든 박스 들어다 옮기면 그렝이가 따라올까요? 안 따라들어오면 완전 낭패. 제가 안 보이게 다른 방에 숨어 있으면 결국 새끼 우는 소리 따라 들어올 것 같긴 한데...
(2)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 더 스트레스를 받아 큰 불상사가 날까요? 적응을 위해 며칠간은 침실을 온전히 고양이에게 내주고 저는 밖에서 잘 용의는 있습니다. ㅠㅠ
불상사가 걱정이 되더라도, 지금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도저히 그대로 둘 수도 없네요. 미치겠습니다.
3.
고양이 새끼 옮기는 문제는 조금 나중에 걱정하더라도, 지금 당장!
그렝이가 새끼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어떻게 해야 하죠?
새끼를 다 낳았는지 아닌지도 모르겠고요. 새끼낳고 있는 산실을 들여다볼 수도 없고.
현관 문 열자마자 바로 고양이방입니다. 출산 중에 스트레스 받을까봐, 저는 지금 현관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하나요?
(1) 언제? 어떤 방법으로? 새끼를 다 낳은 걸 확인할 수 있을까요?
(2) 위험한 상황인지 아닌지 어떤 방법으로 알 수 있나요?
(3) 만약 위험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지금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도와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