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륵~
공주야~
엄마는 매번 놀란다.
니가 부엌창문을 ...드르륵~ ...힘차게 열때마다.
부엌창문 열면 바깥에 뭐 뜯어먹을거 있니?
니가 싱크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까만 전자렌지위에 수많은 털을 뿜어낸 탓에
철수세미가 바쁘구나~
어제부터 너땜에 블래기까지 싱크대에 올라가서 밖을 내다보네?
블래기가 싱크대 올라가려면 세다리로
이만번쯤 온몸을 들썩여야 한다는거 넌 아니?
그리구..
공주야~
열었으면 닫아야 하는게 진리거늘...
인간오빠야들 닮아가는거니?
지금은 괜찮지만
겨울에 깜빡 잊고 고리를 안잠그고 자면 어김없이 니가 열어놓은 창문에서
칼바람이 들어와 보일러 때면 뭐하니?
니나 내나 백수면서 가스비라두 아끼자구.
그리구
요즘 니들 다섯 털 뽑아서 잔치하려고 하냐?
여기도 털~ 저기도 털~
반찬통. 김통부터 시작해.
니들이 캣타워로 쓰는 정수기위에도 햇빛이 쫘악~ 비치니까 그냥 아주 그냥...
어저께는 돼랑이오빠야 밥먹는데 입에도 붙어있더라. ㅎㅎㅎ
그랬으면 좋겠다.
털 한개가 만원짜리였음 좋겠다. ㅎㅎㅎㅎ
그러면
세어보지도 않고 청소기에서 나오는 털뭉탱이 한줌씩 뭉쳐
여기저기 기부할텐데.
날흐리고 기운없으니 별 상상을 다해보는구나. ㅎㅎㅎ
공주 너는 지금도 창문 훌떡 열어놓고는
봉달이오빠 몸위에서 자네?
봉달이오빠가 그렇게도 좋은거니?
봉달이 오빠 떵꾸녕에 떵찌꺼기 붙어있는거 안보이니?
뭐?
너두 달구댕긴다구?
드런것들~
부창부수구나~
그래...그렇게 사이좋게
털 뿜어대도 좋고
떵찌꺼기 붙이고 살아도 좋으니
오래 오래 건강하게만 살거라~
얼마전에는 더우니까 문 다 열어놓고 방충문만 닫아 놓았는데 글쎄모모가 문을 열고
튀어나온거 아니겠니? 엄마야~~놀래서 얼른 열린 문부터 닫고 돌아서는데 다시 시커먼 놈이 튀어 오더라~~그래서 보니까 덩치큰 동이에게 쫓겨서 되돌아 오는거야..ㅋㅋㅋㅋ
그후론 고리 만들어 잠근다...자네도 조심해...애들이 삼 사층은 별로 두려워 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