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동네 길냥이 중
정말정말 못생기고
맨날 치고박고 싸워 상처 투성이지만
어울리지 않게 카메라 셔터 소리를 제일 무서워 하는
대장고양이가 있어요.
얼핏 보아도 꽤 나이가 많아 보이지만,
언제나 밥주러 갈때 동네 아가씨들 아줌마들 밥먹는거 다 봐야
자기 자리로 돌아가 털썩 주저 앉은 채 "내밥 내놔" 하는..
역할에 충실한 듬직한 늙은 대장고양이랍니다.
원래 절대 아침에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녀석인데
오늘은 어쩐일인지 출근길 차 밑에 익숙한 이 녀석이 앉아있더라구요.
왠일이냐며 반가운 마음에 대장~ 하고 불렀더니
항상 문제가 많던 오른쪽 귀 밑에 상처가 더 커다랗게 번져있었어요.
대장은 잘 안울어요.
"미아- 미아-"
이게 남잔지 여잔지 모르는 울음소리가 자기도 챙피한지 말이죠.
근데 오늘은 정말 제 앞에서 많이 울더라구요.
출근길에 마음은 급한데 발길은 안떨어지고
가지고 있던 닭가슴살이랑 사료를 채워놓고 돌아오긴 했습니다만,
마음이 아파 계속 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건강해 제발.
늙어도 대장. 아파도 대장.
너는 나의 영원한 늙은 대장이니까.
에고 오늘 아침 찍으신 사진인가요?
대장이 얼굴에 길생활의 노곤함이 묻어있네요. 아프지들 말고 건강해야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