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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길냥이

(구)길냥이사진관

내사랑길냥이
2013.01.08 17:33

우리 시골 동네 냥이들을 소개합니다.

조회 수 4760 추천 수 7 댓글 20

사람들의 외면속에 조용한 시골동네에서 묵묵히 삶을 연명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냥이들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사진으로나마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한 외로움 마음 채워주고 싶어,  우리동네 냥이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

 

저의 '캣맘 활동 일기' 정도 되겠네요.

 

 

 

IMG_1849.jpg  <2011년 겨울, 아리>

 

2010년 겨울, 앞집에서 새끼까지 낳고 잘 지내던 냥이 '아리' 는 주인이 이사를 가며 밖으로 내쳐집니다.

당시 길냥이 두마리(나미&딩코)를 구조하여 집사가 되었던 저는 아리를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가 대학생 시절, 겨울방학. 포천 본가에 와서 지내던 때에 발견 되었죠.

 

 2010-2011년엔 서울에 있었기에 당시 이곳 포천집에 있는 아리를 돌볼 수가 없어,

아래층 집 아주머니께 부탁하니 아주머니께서 밖에 집까지 마련해주시고, 아리를 잘 돌보아 주셨습니다.

이후, 2011년 겨울 포천 본가로 들어오면서 아리의 만남은 지속됩니다.

 

그 동안 아리는 2번의 출산이 있었고, 새끼들은 돌봄을 받지 못하고 모두다 별이 되었습니다.

 

IMG_3516.jpg IMG_3511.jpg

그러던 중, 아리는 2012년 5월 임신하게 됩니다. 이미 2012년 봄, 별이 된 다섯마리의 꼬물이들을 보내고 2개월만 이었죠.

옥상의 태양열발전기 아래 출산장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만,

옥상의 벽속에 6월 중순, 다섯마리의 꼬물이들을 순산합니다.

 

IMG_4115.jpg IMG_4043.jpg

새끼를 잃을 염려때문인지 장소를 옮겨 가며 꼬물이들을 사수합니다. (숨은 아가들 찾기 ^^;)

그러나 다섯마리의 꼬물이들 중 한마리는 별이 되고 맙니다.

 

IMG_4343.jpg  

아리 패밀리들은 주로 옥상에서 지냈지요. 낚시 놀이도 하며 아리 패밀리와 즐거운 때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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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출산 후 2-3개월 쯤 지났을까요? 다리를 다친 아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IMG_4392.jpg

결국, 아리는 병원치료를 받게 되어 빈 방에 격리하게 되었지요. 골절이라 깁스를 2주동안 했어야 했습니다.

(깁스를 했지만 앞다리가 골절 된채 이미 붙어버려 지금은 장애를 가진 냥이가 되었습니다.)

깁스를 하고 방에 있던 아리, 그리고 옥상에 있는 아가들은 서로를 애타게 찾았습니다.

저는 가족의 상봉을 위해..

 

IMG_4438.jpg IMG_4439.jpg

수동 포획을 계획합니다.

아리가 묶여져 있는 케이지의 문을 열어놓고, 아가들이 들어오면 끈을 잡아당겨 잡는..

하루 꼬박, 아가들을 포획하는데 성공하였지요. 이 다음날 태풍이 몰아쳐서 무조건 포획했었어야 했습니다.            

매우 원시적인 방법.. 이었지만.

 

IMG_4446.jpg

아리패밀리는 상봉의 기쁨을 만끽하고, 태풍의 피해도 잘 넘기게 되었습니다.

빈 방은 세를 놓았기에, 방이 나갈 때 까지는 화장실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원룸이나 방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어, 여름-가을 내내 화장실에서 지내게 됩니다.

(뭐, 나중엔 방까지 드나들도록 해주었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비어있던 방에 세입자가 들어오기로 했고.. 아리 패밀리들은 다시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IMG_4934.jpg IMG_5002.jpg

가을-겨울 내내 옥상의 벽에서, 태양열발전기 아래에서 지내던 아이들이 눈이 내리자 저희집 현관으로 거처를 옮기더군요.

이 때 쯤, 패밀리의 엄마 '아리' 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차근차근 아가들도 6개월이 넘고 건강상태도 양호하여 중성화를 진행하려 했죠.

그렇게 4마리의 아가들 중 2마리의 중성화를 끝냈을 때 였습니다..

 

아리 아가들.jpg

지난 주 였죠.. 중성화를 하지 않은 아가들에게서 이상징후가 보이기 시작했고

한 아가는 범백으로. 한 아가는 복막염(추정) 으로 별이 되고 맙니다.

검둥이(오른쪽 위)도 고열과 구토, 설사의 증세로 곤욕을 치뤘지만. 

지금은 남아있는 태비(왼쪽 아래)와 엄마와 함께 현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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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까지 멀리 마실을 가는지 몇일씩 안 보이기도 했지만, 요 몇일 항상 집 주변에만 있는 모습이네요.

현관에 자리 잡고 살라고 없는 솜씨 온갖 머리를 굴려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다섯마리들이 옹기종기 놀던 모습이 아른거리지만, 남은 아이들을 보며 힘을 내어 봅니다.

 

IMG_2115.jpg 

범백때문에 방에 격리 되어있는 첫째 나미(왼쪽) 와, 둘째 딩코(오른쪽) 도 한달 후가 지나면

예전처럼 이방 저방 거실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사는 곳은 시골입니다.

어르신들 께서는 고양이에 대한 맹목적인 부정적 인식으로 고양이들을 보면 내쫓곤 합니다.

집집 마다 강아지 혹은 개를 한마리를 꼭 기르시지요. (잔반처리용으로...)

그렇기에 고양이들은 항상 강아지와 개보다는 뒷전이고, 무시당하기 일쑤 입니다.

외면과 무시 속에 살아가는 그렇지만 꿋꿋이 삶을 이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참 배울점이 많음을 느낍니다.

 

우리집 현관 냥이 아리 외에 다른 냥이들도 소개합니다. (이제야 소개하는 군요 ^^; 서두가 참 길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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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관냥이라 착각하..시겠지만, 이 저녁이 우리동네 대장냥이(남)로 추정되는 아이입니다.

   큰 덩치와 얼큰이를 자랑하죠. 해가 뜨면 이렇게 어슬렁 어슬렁 저희집 현관으로 와 조용히 밥을 먹고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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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겁이 많은 초등학교 주변의 턱시도 냥이.(성별모름) 경계가 매우 심하며,

   최근 함께 어울려 다니던 고등어태비(새끼로추정) 꼬물이가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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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랫동네 최강 애교쟁이 젖소(남) 입니다. 이 아이는 처음 보자마다 온갖 애교에 장난이 많았죠.

   어느정도 사람의 손을 탄 냥이로 추정됩니다. 사람만 보면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참 안쓰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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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랫동네 미묘 트리플 치즈들 입니다. 성별 확인이 되지 않고, 경계가 심합니다.

  항상 셋이 어울려 다녀 가족이라고 추정하고만 있습니다.

 

 

제게 발견된 아이들이 이 정도이고, 아마 더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산과 물이 있는 동네라 그나마 도시의 아이들보다는 쾌적한 환경이긴 하지요.

지금은 일 없이 집에만 머무르고 있어 잉여시간이 많아, 동네 냥이들 돌보는 것이 수월합니다.

다만, 이제 일을 시작하면 아이들에게 소홀하게 될까 제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네요.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능력 만큼 도움을 주고 싶네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한번 왔다 가는 인생.. 사는 동안 배고프지 않게만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나 먹고 싶은거 줄이고, 쇼핑하고싶은 거 줄이고

길의 아이들에게 한끼 더 주고 싶은 마음. 모든 캣맘들의 마음일꺼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힘을 내어 봅니다. 글을 쓰면서 제 자신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하게 되네요. ^^

 

짧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포천 시골동네 열한마리 냥이 엄마로부터.   

  • ?
    소 현(순천) 2013.01.08 18:01
    그래도 아리는 돌봄을 받았으니 행복냥입니다.
    이제 출산을 그만할수 있게 해주세요.도시속의 고양이 보다는 그래도덜 학대받고 살아갈수 있다고나 할까요..도시속 아파트의 냥이보다는 행복해 보입니다.
  • ?
    터프리 2013.01.08 20:21
    추운겨울 배곫지않게 잘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애들이 행복해보이네요,,,건강하게 올겨울 잘나길 바래요~~~
  • ?
    나미딩코 2013.01.09 11:23
    저도 아이들이 이 추운겨울 잘 버텨주길 바라네요.
    우리집 앞이야 아무렇지 않게 집이라도 만들어 줄 수 있는데
    다른 애들은 이웃집 농기구 창고, 골목골목, 산으로 숨어버리니 ㅠㅠ 집만들어 주기도 참 그렇네요.
    설령 만들어 준다 해도 아저씨, 할머니들이 뭐라 하실 것 같구요.
    얼마전에는 어떤 할머니께서 '그렇게 밥만 주지 말고, 데려가지 그래!' 하며 소리를 치시더라구요..
    마음이야 벌써 데려가고 남았지만... 휴 ㅠㅠ
  • ?
    바아다 2013.01.08 21:15
    녀석들에 대한 님의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힘내시고 앞으로도 아가들이랑 행복하세요~ ^^
  • ?
    나미딩코 2013.01.09 11:24
    작년 한 해, 이 아이들 덕에 저도 살 수 있었지요. ^^
    올 해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매일매일 하루살이 같은 인생이지만요..
  • profile
    아톰네 2013.01.08 22:38
    정말 소중한 내용이네요..
    차분한 분이 쓰신글이라 그런지 아가들도 하나같이 참해보여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 ?
    나미딩코 2013.01.09 11:29
    그를 쓰며 작년 한해, 아이들과의 추억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네요. ^^
    차...차..분하다니 과찬의 말씀입니다. 아이들은 정말 참하고 순둥이들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소 현(순천) 2013.01.09 08:18
    세상 어느 캣맘 보다도..아주잘 하고 계십니다.
    처음 엔 이런 긴 사연이 어젠. 보지 못해서...그렇게 현관이라도 냥이들이 머무를 공간이 있다는게
    최고의 관심사지요.
    자연의 순리처럼.우리가 다 품지 못하고 돌보지 못하는 생명이 주변에 넘 많아요.내앞에...내눈앞에
    있는 냥이도 거두기도, 돌보기도 힘든 실정들입니다.
    범백이나..복막염으로 속절없이 보내지만..그게 어쩌면 자연의이치 아닐까요.
    새끼를 많이 낳아도 다 살아 남지 못하는...그래서 개체수가 조절이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돌보고 터 닦아 놓으셔서 일을 하셔도 무리 없을듯 합니다.
  • ?
    나미딩코 2013.01.09 11:36
    당연한 것을 내 맘대로 안된다고 고집하니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감정이 격하여 이치를 깨닫기에 힘든 시간이 앞으로도 있겠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어야겠지요.
    아이들과 제 자신을 위해서도 올해는 더욱 힘내볼랍니다. ^^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호랑이와나비 2013.01.09 11:59
    한편의 동화를 보듯 잘 봤어요 ^^
    아름다운 시골에서 냥이들도 보살핌 속에서 잘 지내고 보호 받고 있는 모습 ~
    모두 행복해 보이네요 ^^
  • ?
    나미딩코 2013.01.10 00:32
    도시에 비하면 그나마 좋은 환경속에서 아옹다옹 지내고 있는 아이들 이네요.
    다만 우리 동네는 공장이 많아서 인지 개들이 많고, 아이들이 개들에게 쫒겨다니는 일도 다반사 입니다.ㅠㅠ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 ?
    소립자 2013.01.09 16:36

    잘 읽었어요...
    얼마나 님께서 냥이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냥이와의 이별이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지
    글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슴에 와닿네요..
    아직 젊은 분이신 듯한데..
    냥이들도 커가고 님도 심리적 성장의 과정에 있는게 아닐까요..
    젊었을 때의 잉여 경험은 정말 소중하답니다..
    결코 잉여가 아니예요^^

  • ?
    나미딩코 2013.01.10 00:37
    저는 이십대 중..중반 입니다 ^^;; (고보협 캣맘분들 중엔 젊은 축에 속하려나요? 허허)
    엄청난 방황의 시기에 아이들을 만나 아이들과 함께 커가는 중입니다.
    잉여시간.. 제 자신의 평안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냥이 돌보는 것도 그것에 한몫 하고 있고요^^ 소중한 조언 감사합니다!
  • ?
    베리베리나이스 2013.01.10 10:19
    고맙습니다.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
  • ?
    나미딩코 2013.01.13 21:17
    매일매일 화이팅이지요!
  • ?
    벌개미취 2013.01.12 10:56
    돌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 ?
    나미딩코 2013.01.13 21:18
    남은 아이들 위해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아롱엄니 2013.01.12 14:33
    시골이라면 인심좋으니 냥이들 고생덜하겠지.. 싶은 오해가 있지만 알고보면 더욱 무지와 근거없는 잘못된 미신적 생각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더군요. 그래도 냥이딩코님은 차분하게 아이들 하나하나 잘 돌보고 계셔서 아이들에겐 정말 사막속 오아시스 같은 상황이 아닐까해요. 힘내시고 아이들과 포근한 겨울보내시길 기도합니다~
  • ?
    나미딩코 2013.01.13 21:25
    일부 어르신들께서는 남은 음식이라도 주시지만
    그것도 냥이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고양이는 함부로 기르면 안된다- 요물이다-
    이야기 하시며 내쫒고, 밭에 음식물을 버리며 농약을 섞는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요.
    시골도 도시만큼이나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그나마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적다는 것이 위안이겠지요;
    저는 어르신들이 뭐라하셔도 그냥 줍니다. 그냥 줍니다. 그냥요..... 줄 뿐입니다.^^;
  • ?
    어린왕자 2013.01.18 18:29
    감동으로 마음이 짠해지고, 뭉클거리고 그럽니다.. 저도 꿈이있어요. 조용한 시골동네에서 큰땅을 사서 길냥이들과 함께 사는꿈이요... 정말 냥이들과 계속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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