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드릴 녀석은 어둠속을 틈타 비밀스러운 작전을 수행하는 닌자같은 녀석이에요.
이름은 "제로(0)". 없다는 뜻이에요. 분명히 있는데 없어요..
이게 뭔 말이냐~ 그 만큼 숨기의 달인이라는 거에요.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대장있죠?
사실 걔도 이름이 있는데 "심바"에요.
( 대장이니까 라이언킹.. 아니 캣킹이 되라고 심바에요. )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제로는 심바와 함께 다녀요. 생김새는 수컷같은데 안싸우고 함께 다녀요.
정확히 이야기하면 가끔 싸우기도 하는데 대체로 잘 지내요.
그래서 혹시 보이쉬한 암컷이 아닌가 의심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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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는 닌자같은 고양이라 건물 옥상을 좋아해요.
그래서 가끔 이웃집 옥상과 저희집 옥상 사이를 날라다니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해요.
그럴땐 고양이가 아니라 작고~살찐~ 독수리 같기도 하고...
뭐 암튼 탁월한 닌자인거죠.
사실 그로인해 친해지기 가장 어려운 녀석이기도 했어요.
다른 녀석들은 밥을주면 폴짝 폴짝 잘도 다가오는데
이 녀석 만큼은 멀찍이서, 주로 밥먹는 곳 맞은편 옥상에서, 저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것 보세요~!!! 녀석은 숨기의 달인, 의심의 제왕이에요~
하지만...!! 사진속에서도 볼 수 있듯이 뭔가 어설프다는거죠. 헤헤.
사실 닌자처럼 보일뿐 "허당냥이"라고나 할까..
어떤날은 옥상에 설치된 CCTV를 보고 있는데 화면이 보이지 않고
꿈틀꿈틀 거리는 털뭉치가 있는거에요. 아래 사진처럼요..
뭐지 하고 궁금해서 올라가 봤는데.. CCTV앞에는 제로가 앉아있었어요.
그래요~ 제로는 추위에 약해요.
추위에 약한 제로가 결국 지난주말에는 사고를 치고 말았어요.
저희집 옥상과 옆집 옥상이 상당히 가깝게 붙어있거든요...
그래서 옆집 옥상 창고안이 다 보여요.
그런데 이게 왠일! 고양이가 한 마리 안에 있는거에요.
제로였어요..
처음에는
"그래. 니가 또 추워서 거기까지 들어갔나보구나.. 적당히 있다가 따뜻해지면 나와라~"
하고 집으로 들어갔죠.
그런데 2시간이 지나도 5시간이 지나도 저기 계속 있는거에요.
창고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나갈 수 있는 구멍이 없는거에요 ㅠㅠ
"혹시나, 갇힌거면 어쩌지?"
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그렇다고 넘어가서 문을 열어주려다가 걸리면 가택침임이 되는거니까 그럴수도 없고..
외출해야 하는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제가 워낙 소심소심소심이 인지라 옆집에 찾아가서 물어라도 봐야겠는데 또
"고양이 싫다고 일부러 가둔거면 어쩌지? 내가 꺼내야 된다고 하면 모른척 하고 다른데로 숨기면 어쩌지?"
하고 시간만 보내다가~ 그만!
밖에 나가고 말아 버렸네요. ㅠㅠ
애가 힘이 없는지 다음날 아침에 가 보았을 때는 축 늘어져 있는거에요.
큰 머리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헬렐레~ 헬렐레~" 하고 있길래 결심을 하고 옆 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