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추석을 지나고 집뒤 공원에서 돌보던 냥이 열 한마리 중 여덞마리가 차례로 자취를 감췄더랬습니다
그 중 한 녀석은 얼마 안 있어 사체로 발견되어 묻어줬고, 최근 미이라 상태가 된 한 마리가 발견되었지만 어느 녀석인지 알 수조차 없었습니다.
정말이지 그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져 사라진 애들 사진조차 똑바로 들여다 볼 수가 없습니다
매일 밤 얼굴이 퉁퉁 붓도록 울고 사람도 안 만나고...
그나마 이곳 고보협에 절절한 마음을 글로 올리고 자기 일처럼 가슴아파 해주는 분들과 대화하는 게 유일한 위로였다고 할까요....
그런데
지난 1월 8일 여덟마리 중 딸 아이 한마리가 유일하게 돌아와 주었습니다.
바로 요 녀석 "티라"입니다!
정말 저한테는 작은...아니 커다란 기적같았다고나 할까요
다시는 한 녀석도 못 볼거라 생각했는데...비록 한마리였지만 4개월만에 살아 돌아와 준 이 녀석 때문에 저는 몇일 동안 구름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어요
처음 왔을 땐 빼쌱 말라서 뼈랑 가죽만 남아 있고 한쪽 다리도 심하게 저는 상태였습니다.
그토록 찾아 헤맸는데 어디가서 무얼먹고 살았을까요?
고양이만이 빠지는 4차원의 블랙홀이라도 존재하는 걸까요?
이럭 저럭 한살 가까이 될텐데 몸집도 사라질 당시랑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등뼈가 드륵드륵 만져지고 가죽 위로도 엉치뼈가 날카롭게 튀어 나와 있고....ㅜ ㅠ
열심히 닭가슴살을 먹였더니 두달이 지난 지금 요렇게 예뻐졌고 털도 윤기가 돌게 되었지요...
현수막으로 요래 요래 장난도 치고
그윽한 눈으로 한번 쳐다도 봐 주시고
써비스로 애교 한번 날려 주시고
텃세부리는 까도녀 소심이 언니에게도 더 이상 지지 않고 신경전 한번 벌이고
언니가 저를 안 이뻐 하는것 같아 잠시 삐져 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이좋게 같이 밥 먹고
뭘 해도 예쁘고 언제 봐도 사랑스럽고...
...다시 만나러 와 줘서 정말 고마워
사랑한다 티라
곱디고운 우리 딸래미*^^*